2018 월간 윤종신 2월호 - 은퇴식

윤종신

내가 모든 걸 그만두는 날
이 노래를 틀거나 불러줘
아마도 내가 부르긴 힘들 거야
아마도 아마도
정치가 기타를 쳐 줬으면 해
하림이는 하모니카를
니네 둘은 나보다 더
오래 하란 얘기야
내 눈에 눈물 나지 않게
내게 섭섭했던 사람들
날 용서하고 좋은 일만 떠올려줘
이렇게 미리 이 노래를 만드는 건
언제 어떻게 떠나게 될지
모르기 때문이야
알고 만들면 못 만들 것만 같아서
참 이기적인 노래 이 노래
나만을 위한 노래니까
관객도 친구도 가족도 아닌
나 오직 나만을 위한 노래
꼭 소주 맥주만 마시지 마
와인도 위스키도 막걸리도
건배해도 돼 잘 놀다가 간 건데 뭘
이게 다야 내 사랑하는 사람들아 안녕
다 잘 될 거야 먼저 떠나서 미안해
먼저 가 있을게 천천히 천천히 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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